2009년 01월 05일
2009년 1월 싱글 리뷰.
1. 이소라 -
트랙 제목이 없어서 이거 원...어쨌든 이소라하면 저는 두가지가 떠오릅니다. 첫째는 송라이팅 능력이 없어도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이소라라는 것이지요.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가수들의 송라이팅 능력의 유무를 그 뮤지션을 평가하는 잣대로 이용하곤 합니다. 예를들어, 김원준씨에 관심도 없던 양반들이, '알고보면 대부분의 노래들을 작사작곡한 사람이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칭찬을 한다거나, 송라이팅 능력이 없으면 약간 평가절하를 한다거나 말이죠. 그런데 사실 가수가 자신의 음악을 직접 만들 수 있으면 더할나위없이 좋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남이 만든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평가절하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이소라같이 탁월한 곡 선택능력이 있다면 말이죠. 저는 이소라의 작사능력보다 이 좋은 곡을 선택하는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도 역시 좋은 뮤지션들의 좋은 노래들을 긁어모아 무시무시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이소라는 듣는 이를 사디스트로 만드는 뮤지션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이소라가 아파하면 아파할 수록, 이소라가 슬퍼하면 슬퍼할 수록, 그 고통의 농도가 진해질수록 리스너들은 더 깊은 감동과, 행복감을 느낀다는 거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듯한 이별의 가사, 선천적이고 또, 후천적으로 깊고 슬픈 목소리. 그리고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우울하게 고양된 감정들. 이것이 바로 이소라가 가진 힘이었고, 우리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였지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그런 진한 감정이 사라져버린 것 같습니다. 슬픔에 몸서리치기보다는 옆에서 나긋나긋 속삭이고, 이별을 말하면서도 감정에 함몰되기 보다는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죠. <서로 아닌척 하지만/차마 이런 말 못하는 것 뿐야/다들 이러진 않아/시간 탓하지 말아/이젠 사랑이 안된다니/이별이야>같은 가사를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달콤한 멜로디에 부르고 있지만, 기존의 이소라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너무 냉소적인 느낌이라 서늘한 감정마저 느껴집니다. 이런 변화가 사실 지난 앨범에서도 조금씩 보였지만요, 당황스러우면서도 즐겁습니다. 좀 더 들어봐야지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느낌이 더 크네요. 게다가 아직까지 몇몇 곡에서는 예의 그 듣는 이를 사디스트로 만드는 감성이 아직도 남아있거든요.
2. 카라 - 프리티걸
이걸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지난 Rock You는 좋은 멜로디를 낭비하고 있다고 평가했었지요. 그리고 우리는 이런 애들이 자신들이 이쁘고,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애들임을 강요하는 강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 싱글은 더 노골적입니다. 물론 예쁘고 멋진 여성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당당해 지겠다는 가사긴 하지만, 기획의도는 너무 뻔하잖아요. 이쁘지? 그렇지? 이게 다네요. 적어도 제가 보기엔 말이죠. 예전 싱글은 그래도 한소절의 좋은 멜로디라도 있었지요. 이번에는 너무 뻔뻔한거 아닙니까? 물론 예쁘니까 그 뻔뻔함이 당연한 것으로 많이 희석되긴 하지만요.(덜덜덜) 어쨌든 두고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원더걸스는 박진영이라는 어마어마한 프로듀서의 브랜드를 뛰어넘을 캐릭터를 구축하고, 언제나 대중의 기호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녀시대는 어떻습니까. 음악은 둘째치고, 아홉명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통일성있는 무대를 만들고 있지요. 슈퍼주니어도 맴버가 많지만 무대에서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소녀시대의 군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카라입니다. 앞의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의 예에서 보다시피, 점점 진화하고 있는 여성 아이돌 그룹속에서, 90년대 SES나 핑클이 그러듯, 예쁘고 귀여운 이미지만을 나열하는 브랜딩이 과연 얼마나 통할지 두고봐야겠어요. 예언하나 할까요? 카라는 아마 다음이나 다다음 싱글에서는 굉장히 섹시한 이미지를 들고 나오겠지요. SES나 핑클이 90년대를 주름잡을 때 처럼요.
3. 브로콜리 너마저 - 앵콜요청금지(앨범버전)
앵콜요청금지는 확실히 대단한 싱글이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있다가 옆구리에 훅을 얻어맞은 느낌이랄까요? 별 생각없이 들었던 터라 더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가사나 멜로디는 둘째치고, 곡 전체에 흐르는 감성 자체가 90년대 015B나 윤종신 등의 가수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었습니다. 그 감성에 차곡차곡 쌓이는 멜로디에 쌉싸름한 가사가 정말 매력적인 곡이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입을모아서 이야기 하듯이 앨범 버전에서는 그 매력이 아무래도 반감된 느낌입니다. 재녹음을 한 것 뿐이 없어요. 그다지 수정한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 매력은 반감되었다는 거지요. 마치 스웨터의 EP버전 <멍든새>를 1집앨범에서 들었을 때의 느낌이랄까요? 물론 스웨터의 <멍든새>보다는 그나마 매력이 덜 반감되었지만 말이죠. 아마도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하던 풋풋함이 굉장히 안정적인 연주와 보컬에 의해서 '세련'이라는 단어를 써야하는 경지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좀 퇴색되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이러한 변화가 나쁜건 아닙니다. 오히려 괄목할만한 '성장'이지요. 앵콜요청금지를 제외한 모든 트랙에서 앵콜요청금지만의 '세련됨'은 묘하게 일그러진 모던함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예를들어 <보편적인 노래>는 정말 보편적인 가사에 보편적인 멜로디를 그들의 세련됨으로 전혀 보편적이지 않고 특별한 음악으로 만들어주지 않습니까? 그런의미에서 앵콜요청금지는 정말 아쉽습니다. EP를 들을 때까지만해도 '아 진짜 얘들은 왜이리 연주를 못하고 음질이 후져?'하고 투덜거렸는데, 거기서 나오는 풋풋함이 이 곡의 매력 중의 하나였다니! 그러나 뭐 좋은곡이 매력하나 반감되었다고 뭐 후져지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좋은 곡입니다. 아름답기까지 하지요. 이런 밴드의 노래를 듣는 것이 이번 앨범으로 마지막이라니. 안타까울 뿐이죠 뭐.
사족. 앵콜요청금지를 들으며 하고 싶은 말중에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꼭 높은음이 쭉쭉 올라가고 호흡이 무지하게 길고 바이브레이션이 굴착기마냥 덜덜거리며 떨려야지만 노래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덕원과 계피를 보면 딱 느껴지잖아요. 중요한 것은 곡이 가진 매력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지요.
4. 승리 - Strong baby
빅뱅을 지켜보면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맴버가 바로 승리였습니다. 뭐낙 퍼포먼스를 잘하는 양반들이 많은 팀이라 확실한 캐릭터나 자신만의 무기없이 노래나 한소절하고 들어가는 승리는 미안하지만 아웃오브안중이었지요. 그러던 중 승리가 제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MKMF에서 이효리의 <U-Go-Girl>을 끈적하게 불렀을 때였습니다. 퍼포먼스는 별로였지만, 그 때의 편곡은 정말 놀라웠지요. 이효리를 위한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어레인지와 승리의 끈적끈적하고 구렁이 담넘어가듯 술술 넘어가는 보컬이 그렇게 멋지게 느껴질 수 없었습니다. 물론 편곡의 승리(가수 이름 아님)지만, 어쨌든 그 부분을 부른 것은 승리였으니까요. 그런데 이 양반이 어느새 솔로 앨범을 발표했네요. 딴 소리지만 태양의 <나만바라봐>를 저는 되게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높게 평가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본토의 음악을 가장 한국적이로 잘 표현했다고 하던가요? 물론 잘빠진 컨템퍼러리 R&B 트랙이지만요, 저는 그게 되게 거슬렸어요. 잘하기는 진짜 잘하는데, 어디서 들어본듯한, 특히나 클라이막스 부분의 비트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My Love>와 너무 흡사해서(표절이라는 이야기 아닙니다.) 흥이 식어버렸거든요. 그리고 이번 승리의 <Strong baby>는 뭐 좀 더 빨라진 비트에 태양의 흑인삘을 제거한 싱글이네요. 미안하지만 또 어디선가 자꾸 들어본 듯한 느낌이 납니다. 물론 곡의 완성도와는 별개로요. 곡이야 뭐 GD의 중독성있는 추임새와 확실한 훅으로 받쳐주는 꽤나 괜찮은 곡이지만, 저는 이런게 별로 싫어요. 데쟈뷔의 느낌. 뭐 제 개인적인 평가니까 빅뱅 팬분들은 너무 저 미워하지 말아주세요.ㅠㅠ 인터넷에서 승리의 별명이 병스틴 풍버레이크랍디다.;; 뭐 이번 싱글로 확실히 병풍신세는 면할 것 같아요. 그러나 좀 더 두고봐야죠. 특히 태양과 GD는 빅뱅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들어본 곡이 몇곡 없어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요즘 맨날 일하느라 음악들을 시간도 별로 없네요. ㅠㅠ 아마도 이 달이 가기전에 1월 싱글리뷰 2가 올라올 것 같은 예감이네요.
# by | 2009/01/05 12:14 | 싱글 리뷰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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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돈이 없어서 노래를 많이 못 듣네요.....
이렇게해도 잠수함....
한듣보 우결이라도 출연해야 뜰까요....
농담이구요! 감사합니다. 저도 이소라씨 무지 좋아합니다.
속임수님 말그대로예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노래는 괜찮은데 어디서 들었던거지..........
클럽스타일의 3류 음악 같습니다.
카라의 프리티 컨셉보다는
생계형 아이돌 컨셉을 선호한다는거죠.
워걸-소시의 양대산맥에 묻혀있어는
2등의 한을 역으로 이용한거겠죠 ㅋㅋ
그러나 훌륭한 "가수"는 저에게 있어 이은미 입니다.
이소라 특유의 진한 멜랑꼴리는 없지만
파워풀 하면서도 애수어린 목소리가 일품입니다.
'애인있어요'가 히트 했지만
이은미 6집의 다른 수록곡들을 보면 느낄 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이은미는 윤일상이라는 히트 메이커를 선택했고
주류, 즉 대중들과의 타협을 보게 됐습니다. 그 점이 아쉽네요
이번달 28일 이은미씨가 "미니앨범" 을 발표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은미같은 훌륭한 가수도 대중들과 타협을 하게 되는 가요계의 현실을 느끼게 합니다.